맘갓드 일상

[셀프 헤어컷] 집에서 혼자 단발 커트하기

맘갓드 2020. 8. 16. 22:01

집콕생활 또 하나의 도전~!!

집에서 혼자서 단발 커트 - 셀프 헤어 컷

 

 

필리핀은 3월 중순즈음에 락다운이 시작되었으니 이제 만 5개월차에 들어섰네요.

 

락다운이라 외출이 엄격하게 통제되고 있는 가운데, 다행히 식자재 유통은 정부에서 완화해준 덕분에 배달업체의 도움으로 먹거리 공급은 어려움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 이외의 기본 생활은 많은 차질이 있는데요, 그 중에서도 헤어 관리도 큰 부분에 들어가네요. 

 

3개월 가량은 미장원의 영업 자체가 중단되었어서 아예 생각도 못했습니다.

지금은 락다운 단계가 조금 완화되면서 미장원의 부분적 영업이 허용되었지만,  최근에 하루에 5천여명씩의 신규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는 필리핀 실정에 외출은 목숨을 걸고 해야할 상황이니...  미장원 간다고 목숨을 걸 수 는 없더라구요..ㅠ

 

 

 

그러다보니...

여자들이야 길면 묶으면 되고, 헤어핀을 이용하면 되지만,

남자들이 문제더군요....ㅎㅎㅎ

 

맘갓드 집안 남자들은 처음에는 집에 있는 헤어 컷용 가위로 앞/옆/뒷머리를 조금씩 정리해주다가 와~~~ 이것도 격리기간이 길어지니 매번 할 수 가 없더라구요.  이제는 포기하고 남자들도 헤어핀 꽂고 머리띠 해주고...ㅋㅋㅋ  아주 예쁜 남자들이 되어가고 있답니다~!!!

 

 

맘갓드는 머리가 긴 걸 좋아하지 않아요.  성질이 못되서 그런지...ㅠ   항상 턱선 라인정도를 유지해줘야 하고 머리카락이 목에 닿고 어깨에 닿는 순간 바로 미장원으로 달려가줘야 하는 루틴.. 자주 가면 1달에 한번,  오래 기다려도 최소 2달에 한번은 미장원을 반드시 들락거려야 하는데...

 

격리기간 만 5개월 채워간다고 말씀드렸죠?

락다운이 시작되기 2주전에 ( 그땐 이런 상황이 생길 줄 꿈에도 모르고 있었죠..ㅠ) 시원~~~하게 단발커트를 했었는데... 5개월여동안 이 긴 머리를 주체를 할 수 가 없었답니다.  맘갓드 머리 숱도 엄청 많거든요...ㅠㅠ

 

 

머리카락 길이가 턱선을 간당간당 넘어선 순간이면 '아~ 컷트 할 때가 되었구나...' 생각하는데...

세~~~~상에 그 머리 길이가 5개월여를 지났더니 하프 똥머리로 말려질 정도까지 길었답니다~!!!

 

 

 

이 상태로 몇 달을 지내고 있는데, 오늘은 와~~~ 이게 정신적인 한계에 다다르는지 치렁거리는 머리라도 어떻게 좀 가볍게 하지 않으면 어딘가가 폭발할 것 같은 심리적인 레드 시그널이 울리더라구요..ㅠㅠ

 

그래서..   그냥 내 마음대로 컷트를 해버리기로 결심~!!!

갓드1호님께서 '엄마.. 괜찮겠어요?'라고 진심어린 걱정과 걱정을.....ㅎㅎ

 

뭐 좀 비뚤면 어떻냐... 어차피 외출도 못하는 상태인데, 머리카락이야 밥먹고 자고 일어나면 매일매일 길터인데...ㅠ

 

Why not~!!    It's okay~!!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유튜브에서 셀프 컷 영상 몇개 검색해서 보고 머리속으로 대략적인 시뮬레이션을 마친 후 바로 도저어어어언~~!!!  ㅋㅋㅋ




 

 

● 준비물

 

   :  가정용 헤어컷 가위, 숱 가위, 꼬리빗, 집게대용 핀 또는 고무줄, 커트보자기

 

 

해외생활은 어떤 돌발상황과 어려움이 생길지 몰라 어지간한 대비들은 하고 사는 편이라...  집에서 간단하게 아이들 머리를 다듬어 주기 위해 가정용 헤어컷 가위와 숱 가위를 늘 가지고 있어요. 

 

꼭 해외생활 아니더라도, 간단하게 사용할 수 있는 헤어도구가 집에 있으면, 미장원 2회 갈 일 1회로 줄일 수 있으니 한세트씩 준비해 두시면 좋을 것 같다는 맘갓드 생각입니다~~!!!

 

 

미장원에서 사용하는 큼지막한 커트보가 있으면 좋겠지만, 없으니 집에서 머리 커트하기... 생각하면 떠오른 대체물품.. 아시죠?   보자기??  보따리??  ㅋㅋㅋ

 

 

 

틀어 묶어 올렸던 머리를 풀었더니 뒷 모습이 과관이 아니로군요...ㅠㅠ

숱은 또 얼마나 많은지...ㅠㅠ  

길이가 꽤 많이 길었네요?!!!

 

 

미장원에서도 컷하기 전에 머리에 물기를 주어 촉촉하게 만들죠? 

저도 스프레이로 머리 전체를 먼저 적셔주었답니다

 

 

그런 후,  머리를 세 등분을 해 주었습니다

 

양쪽 귀옆 주변으로 두 갈래와 뒷쪽 머리 한갈래.  

 

고무줄로 묶어 세 덩어리를 구분해주는데요, 뒷 머리는 양이 많으니 일정 부분은 집게핀등을 이용해서 위로 틀어 올려주면 좋습니다.

 

 

아쉬울 것 있나요~ㅋㅋㅋ

망설일 것 없이 삭둑~!!!  ㅎㅎㅎㅎ

 

이 때 묶어둔 양쪽 옆머리 고무줄 위치로 자르고 싶은 길이를 정한 후 그 부분을 잡고 잘라주면 많은 양의 머리가 바닥으로 후두둑 떨어지지 않고 한꺼번에 처리하기가 좋네요.

 

 

 

양 옆을 잘라줬으니 요런 꽁지 2개가 만들어졌네요.. 

 

꽤 많이 잘랐군요.... 음...ㅠㅠ

뭐... 아쉽지 않습니다.  

또 길테니까요...ㅎㅎㅎ

 

 

 

꽁지를 싹둑 잘린 양쪽 옆머리의 아랫단 라인을 정리해줍니다. 

너무 일자로 자르게 되면 삼각김밥이 될 테니 주의~!!

머리 뒷쪽에서 귀 앞쪽으로 내려오는 사선 라인으로 끝 단을 정리해주면 삼각김밥을 피할 수 있네요.

 

 

자~  이제는 뒷머리 갈 차례인데요...  

이 뒷쪽이 관건입니다.  눈이 뒷꼭지에는 없으니 보이지 않는다는....ㅠㅠ

고정된 뒷거울이 있다면 나름 해볼 만 합니다..ㅋ

 

뒷머리는 숱이 많기 때문에 옆머리 처럼 한번에 싹~~둑 잘라내기가 어려워요.

조금씩 나눠서 잘라줬는데요,

속머리부터 조금씩 남기고, 남는 부분은 집게핀으로 머리 위로 흘러내리지 않게 틀어올려서 고정.

 

첫번째로 남겨놓은 속머리는 조금 전 잘랐던 옆머리 라인에 맞춰서 잘라주는데 뒤에서 바로 자르기에는 잘 안보여 어려우니 뒷머리도 반반씩 나누어 오른쪽 왼쪽으로 앞으로 넘겨 옆머리와 아랫단을 맞춰주면 쉽게 자를 수 있네요.

 

이 방법을 여러번 반복합니다. 틀어 올려진 헤어집게를 빼서 일부 머리는 남겨서 컷,  또 커트하면 또다시 틀어 올려두었던 일부를 빼서 또 컷.....

 

다만, 맨 첫번째 커트했던 속머리부터 위(바깥머리쪽)로 갈 수 록 저는 조금씩 길이를 짧게 잘라갔어요.  너무 똑같이 자르면 진짜 삼각형 머리가 될 것 같아,  살짝 층을 내길 원했거든요.

 

 

 

뒷머리를 그렇게 여러번을 나눠서 커트 하고 있는 중... 

마지막 겉을 덮고 있던 머리를 자를 순간

풀어놓고 보니 이렇게 길이 차이가 나더군요.

저 차이나는 길이를 이제 마지막으로 정리하려고 합니다.

 

 

대략 컷트를 하고 난 뒷 모습.

보따리를 둘러썼지만, 목 안으로 떨어진 머리카락 가루가.... 드드드~~~~~~ㅠㅠㅠ

 

뭔가 삐뚤삐뚤 해 보이지만... 뭐~  어때요?  It's okay~!!

 

마지막으로 숱가위로 끝단에서 10센티 부분부터 살짝 두번 정도 싹둑싹둑 지나가주시면 자연스러운 층이 만들어지게 마무으리~~!!!

 

 

 

버려진 머리카락을 보니...  꽤 많이 잘라져 나갔군요... 

이렇게 뭉쳐놓은 머리카락을 보니 좀 무서버~~~~~~~~~ㅠㅠㅠ

 

 

 

머리감고, 대충 드라이어 바람으로 말리기만 했습니다.

 

약간 반곱슬 머리라 특별히 롤빗으로 세게 드라이 먹이지 않아도 간단하게 요정도는 손질이 잘 되는 편이긴 한데,  이렇게 내마음대로 컷에는 어떨까 걱정했거든요.

 

 

 

그런데..  이정도면 예상했던 것 보다는 썩 마음에 드는 걸요?  

뒷머리도 그럭저럭 상고식 단발 컷트 흉내가 내졌어요..

 

이러면 성공한거죠??!!!!

 

 

어렸을때 유학시절 (그때는 머리가 등까지 길었을때) 역시 미장원을 자주 갈 수 없었던 상황에서 긴머리를 그냥 문구용 가위로 일자로 조금씩 잘라보긴 했지만,  이렇게 레이어드(내가 해놓고 이런 전문 단어를 쓰려니 좀 많이 웃기네요...ㅋㅋㅋㅋㅋㅋㅋ) 단발 컷을 해보는 건 생애 처음~!!!

 

 

나름 만족합니다.

 

그러나...

미장원 가서 이쁜 머리 하고파요~~~~~~ㅠㅠㅠ

 

 

언제쯤 마음 놓고 외출 할 수 있을런지...

그래도 그 우울함이 오늘 머리가 가벼워지니 15% 정도는 해소된 듯합니다.

 

 

 

격리기간동안 별일을 다 도전해보네요.

가만히 있으면 아무 일도 안일어나니까요~!!!

 

 

 

 

♠ 중-필-베 3개국 생활하면서 아이들 키우고 일도 하는 맘갓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