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갓드 시선

[맘갓드 북토크-03] 달러구트 꿈 백화점 / 이미예 장편소설

맘갓드 2020. 11. 4. 22:14

 

 

이 책을 처음 골랐을 때는 우리 아이들이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책 제목을 봐도 딱 판타지일 것이고, 미리 본 줄거리도 그에 부응했고....  12살 둘째녀석이 먼저 읽기 시작했는데, 몇페이지 읽더니 재밌다는 반응..

 

가벼운 호기심에 책장을 열었는데....

그냥 목적없이 아이쇼핑하러 백화점에 들렀다가 의외의 득템을 하게 되는 그런 느낌??!!

그런 책을 만났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 - 잠들어야만 입장 가능합니다 / 이미예 장편소설

 

 

작가님에게는 죄송하지만, 솔직히 큰 기대감으로 시작한 작품이 아니었기에 작가가 누구인지도 미처 확인하지 않고 읽기 시작했다가 책을 3분의 1정도를 읽어갈 즈음에 "도대체 작가가 누구지?' 하는 궁금함에 확인했더니 한국인 작가~!!!

 

작가가 누구일까 궁금증이 밀려왔을 때, 적어도 조엔 K. 롤링(해리포터 작가) 정도가 내 머리속에서 매치 되었기 때문이었다면....

 

단순한 판타지물에 대한 느낌적인 느낌때문에 그 위대한 작가 조엔K.롤링을 떠올렸다고도 할 수 있겠지만, 스토리를 끌고가는 백그라운드가 되는 배경무대 설정부터 그간 한국인 작가들의 범상스러운(?) 것들이 아니었다. 물론, 개인적으로 판타지물을 즐겨하는 편이 아니어서 한국의 판타지 창작물들의 수준을 관과한 이유도 있을 수 도 있겠지만... 낯선 배경들을 전혀 낯설지 않게, 그러나 어렵지 않게(삽화 그림 한 컷 없는 글만 읽으면서도 누구나 쉽게 그릴 수 있는) 잘 풀어나간 흐름들... 기존 한국 소설들의 배경의 그것은 아니었다.

 

 

 

 

작가가 만들어 놓은 스토리의 배경 무대는 유럽 어느 작은, 동화속에 나올 것만 같은 그런 마을의 모습으로 포지셔닝을 해둔다.  등장 캐릭터 또한 사람 뿐만 아니라, 실존하지는 않는 상상속의 동물과 하늘을 날아다니는 작은 요정도 등장하며 그들은 한가지 언어로 소통을 한다.

 

" 꿈 백화점 "

 

이름하여 꿈을 파는 백화점이다.

 

동음이의어 "꿈" "Dream"

 

1. 밤에 잘 때 꾸는 꿈

2. 평생에 이루고자 하는 목표와 비젼으로서의 꿈

 

* 꿈을 통해 꿈을 이룬다~!!

 

 

 

본문 275페이지 

 

우리가 보통 하루에 7~8시간 수면을 하는 게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할 때, 긴 인생의 여정 가운데 3분의 1은 잠을 자게 되고,  그 잠속에서 우리는 수많은 꿈을 꾸게 된다.  그게 아침에 일어나는 순간 까마득하게 잊어버리는 개꿈(?)에서부터 너무도 그 영감이 강해서 실제인지, 꿈인지 혼동까지 하게 되고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있는 인상적인 스토리까지 정말 많은 꿈을 꾼다.

 

 

 

작품속에서는 꾸고싶은 꿈을 본인이 직접 선택하고 구매할 수 있다.  물론, 꿈을 고르는 건 본인이지만, 꿈을 꾸고 난 후에는 그 꿈을 본인이 구매한 것이라는,  즉 꿈 백화점에서 고심해서 고르고 구입한 것이라는 사실은 기억하지 못한다. 다만, 꿈을 꾸고 난 후 꿈에 대한 감정을 꿈값으로 후불지급 한다.  

 

그 꿈으로 못다 이룬 사랑도 이루고, 과거의 추억으로 힘을 얻게 되기도 하고, 마음의 상처도 치유하고, 사랑하는 이들과의 이별의 아픔도 달래준다.

 

 

 

당장 현실에서 이런 일을 실제로 할 수 있다면 당장이라도 꿈 백화점으로 한걸음에 달려가고 싶을 지경이다.  이부분에서는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을 살짝 떠오르게도 한다. (개인적으로는 '나미야 잡화점의 기억'보다 이 작품 훨~~~씬 더 많은 점수를 주고 싶다.)

 

 

본문 79페이지

 

판타지이면서도 지금 시대와의 공감대를 이룰 수 있는 배경이나 부수적인 오너먼트들이 중간중간 나와서 그렇게 터무니 없는 환상의 세계로 막무가내로 끌고 가지는 않는다. 

 

예를 들면, 고객들이 꿈을 구입하고, 꿈값을 지불하는 방법을 사물인터넷, IT 기술을 이용한 < 드림페이 시스템즈 > 프로그램을 만들어 사용한다는 부분이 나온다.  그리고 화폐의 단위는 '설렘', 호기심',  '신기함', '혼란스러움'... 등의 이름으로 표현되며, 이 꿈값의 단위들은 상황에 따라 가치가 오르기도 하고, 내리기도 하는데,   나는 여기서 비트코인을 떠올렸다.

 

재료공학을 전공하고 반도체 엔지니어로 근무 경험이 있다고 하는 의외의 작가의 이력앞에서 공대출신들만의 이성적이고 건조한 감성의 부재에 대한 선입견을 한번에 박살내기도 했지만, 또한 그와 같은 작가의 경험이 작품속에서도 디테일로 조금씩은 묻어 나온 듯....ㅎㅎ

 

 

목차

 

누군가의 꿈을 인위적으로 조작한다는 점에 반감을 가질 사람도 있을 수 있겠지.  소설 속에 등장하는 많은 <꿈 제작자>들이 나온다. 쉽게 말하면 영화를 만드는 제작자와 감독이라 이해하면 쉽다. 그들이 만든 작품을 본인의 선택에 의해 골라서 꿈을 꾸는 것. 

 

하지만, 이 작품속에서 <꿈>의 역할과 능력은 인위적으로 지어낸, 현실과는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 수면속에 만나는 꿈의 세계가 현실의 우리의 삶과 어떤 모습으로든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같은 제품의 꿈을 구입해 가는 여러 손님들이 있지만, 그 꿈을 꾸고 난 후의 어떤 고객은 '설렘'이라는 꿈값을 지불하기도 하고, 또 어떤 고객은 환불(물론, 그들이 제품 구입당시 후불이라고 알고 샀다는 것도 잊은채..)을 요청하기도...  각자 다른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은 후 부터는 매일 마주하는 <밤> 이지만, 그 <밤>을 지내게 되는 <잠>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다. 작품속에서 처럼 극적인 <꿈>의 기능과 역할을 기대하는 것 까지는 아니더라도, 창조주가 낮과 밤을 구별되게 만들어놓았다는 것,  돌이켜보면 인간에게 어둠이 주어지고 <수면>으로 회복의 시간을 강제로 준 이유는 분명히 있을 것.

 

책 속에서도 나오는 얘기다. 꿈을 예약하고 '노 쇼' 고객들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여러가지 이유로 사람들이 요즘 잠을 잘 안자기 때문이라는... ㅋㅋ    최근 한참 사춘기를 폭풍처럼 내달리고 있는 큰 딸래미가 밤 잠을 줄이고 인터넷 너머 세상의 친구들과 소통하는 꼴(?)을 보기 싫었는데...  이 책을 꼭 읽혀야겠다...ㅎㅎㅎ

 

청소년뿐만 아니라, 오늘의 현실속에서 지치도록 달려가고 있는 기성세대들에게도 따뜻한 위로와 감동, 그리고 삶에 대한 용기를 가질 수 있는 힘을 얻게 해줄 수 있는 책이라고 추천해마지 않는다.

 

 

결론은, 

"잠이 보약이다?!! ㅋ

충분한 수면을 통해 건강한 정신력도 나올 수 있다...."

라고 하면 너무 꼰대같은 결론인가?  ㅎㅎ

 

너무도 많은 것이 풍족하고 넘치는 시대,

달려도 달려도 내닿지 못하는 결승점,

왜 살아가야 하는지 이유도 모른채 내 던져진 긴 인생의 마라톤 레이스

이로 인해 어른 아이 할 것없이 폭풍처럼 밀려오는 우울, 외로움, 절망...

어쩌면 이것들에 대한 해답은 나 자신,  내 안에서부터 나와야 진정한 치유가 아닐까.

 

나를 더 소중히 보듬고,

나를 더 사랑해주며,

나에 대한 믿음을 더 키워나가는 것

이 책을 통해 그 힘을 공급받을 수 있을 것이다.

 

 

 

 

어제오늘 개그우먼 박지선씨가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에 마음 한 켠이 참 쓸쓸했는데... 

먼저 떠난 그녀에게 이곳에서의 삶이 아름다웠던 꿈으로 남길...

또한 남은 가족들에게 악몽이 아닌 보석처럼 남아있는 귀한 추억을 꿈으로 남겨두고 그 힘으로 남은 삶을 잘 이겨낼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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